음주운전에 대한 단속이 심해지면서 장안 술꾼들의 관심은 "술을 빨리 깨는 비법"에 쏠려 있다. 그러다 보니 갖가지 비방이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애용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뜬소문을 믿다가 낭패를
당하는 일이 주변에서 자주 일어나는 바람에 실소를 금하지 못할 때가 많다.
과연 술을 빨리 깨는 비방이 있을까? 대답은 간단하다. 단숨에 술을 깨는 비방은 지금으로서는 전혀 없다는 것이다. 왜 그럴까? 사람이 술을 마시면 술에 포함되어 있는 알코올(에탄올)이 소화기관의 점막을
통해 혈액으로 들어오고, 핏속에 들어온 이 알코올은 우리 몸 속에 있는 효소의 작용으로 간에서 물과 탄산가스로 분해되어 몸밖으로 나와야만 그 효능이 없어지는데, 이 경우에 마신 술의 종류와 양에 따라
일정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항간에는 술을 마신 다음에 김을 먹는다거나, 껌을 씹는다거나, 아니면 우유나 생수 등을 마시거나 심지어는 초콜릿, 담배가루, 또는 특정한 약물을 먹으면 술이 깬다는 소문이 널리 퍼져 있다. 그러나
이것들은 입에서 나는 술냄새를 일시적으로 없애줄 뿐이고 핏속에 들어 있는 알코올의 농도를 낮추지는 못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술에서 깨어나게 하지는 못한다.
또 어떤 사람은 술을 깨는 데는 커피가 최고라고 하는데, 이 또한 잘못된 것이다. 술을 마신 뒤에 커피를 마시는 것은 이뇨작용을 더욱 촉진하므로 오히려 숙취를 악화시킨다. 또한 커피에는 카페인이 들어
있어 술로 흐려진 판단력을 더욱 떨어뜨린다. 일본의 어느 대학에서 실시한 동물실험에 따르면, 알코올을 주입한 쥐에게 카페인을 투여한 결과 그렇지 않은 쥐보다 돌발적인 상황에서의 순간판단력이 크게
떨어졌다고 한다.
더구나 술에서 깨어나기 위해 약물을 복용하는 것은 더욱 좋지 않은 방법이다. 술과 약물이 상승 작용을 일으켜 독성이 나타나기 때문에 오히려 간에 해로울 뿐이다. 다시 말하면 이런 것들은 앞의 〈표
2〉에서 나타난 술의 종류와 마신 양에 따라 알코올의 효능이 제거되는 데 걸리는 시간을 변경시키지는 못한다.
결국, 술에서 빨리 깨어나는 특별한 비방이 아직은 없는 셈이다. 오직 일정한 시간을 보내는 방법밖에는 없다. 섣불리 남들이 말하는 비방을 믿고 따르다가는 돌이킬 수 없는 재난을 당하고 크게 후회할
뿐이다. 핏속의 알코올 농도를 확실하게 떨어뜨리는 가장 좋은 방법은 술을 아예 마시지 않는 것이다. 누구든 술을 마셨다면 그 술이 무슨 술이든 얼마를 마셨든지 특히 자동차나 기계에는 절대 손을 대지
않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해장술과 사우나는 숙취해소에 과연 좋은가?
술을 많이 마신 다음 날 아침에 마시는 해장술이 숙취해소에 도움이 된다는 말은 그야말로 낭설이다. 한번 술을 마셨다면 적어도 2∼3일 정도는 술을 마시지 않는 것이 손상된 간세포를 정상적으로 회복시킬
수 있다. 따라서 많은 양의 술을 매일같이 마시게 되면 간 기능이 약해지고, 저항력이 떨어져 간장병이 생길 위험성만 더욱 높아질 뿐이다.
또 술을 많이 마신 뒤에 사우나를 찾아 뜨거운 기운을 쐬고 땀을 흘리는 것이 숙취해소에 도움이 된다는 말도 잘못된 것이다. 사실 섭씨 38∼39도의 따뜻한 물에서는 혈액순환이 좋아지므로 해독작용을 하는
간기능이 활발해진다. 잠깐이라도 시간을 내어 숙면을 취한다면 더욱 좋다. 간장은 잠을 자는 동안에 가장 활발하게 술 찌꺼기를 처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술을 마신 뒤에 뜨거운 물에 목욕을 하거나 사우나를 하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특히 사우나를 하게 되면 미처 대사 되지 않고 남아 있던 알코올이 땀으로 배설되면서 체내의 수분도 함께 빠져
나오므로 심한 탈수상태에 빠질 수 있다. 또한 체온보다 높은 열을 몸에 가하는 것은 간장에 오히려 더 큰 부담을 준다. 혈중 알코올농도가 너무 높은 상태에서 뜨거운 열을 몸에 가하면 혈액순환이 지나치게
빨라져 혈압이 높아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