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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을 먹을 때 지켜야 할 사항중 하나로 복용 시간에 대한 규정이 있다. 일반적으로 약은 식후 30분에 복용하는 경우가 가장 많고 그외 약에 따라서 식전이나 식간(식사와 식사 사이 즉 공복시)등에 먹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이렇게 식사를 기준으로 약의 복용시간을 규정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정답은 대략 5∼6시간으로 정해진 식사간격이 약물이 우리 몸 안에 들어가서 효력을 발휘하기 위한 조건이 되는 혈중농도를 일정하게 유지시킬 수 있는 간격과 거의 일치하기 때문이다. 특히 식후 30분을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우선 식사와 약 복용을 연관시켜 잊어버리지 않도록 한다는 점이 있고 또한 식후 30분 경이 소화액이 가장 많이 분비되는시점이라는데 그 이유가 있다.
그런데 순수하게 약의 '흡수'라는 측면만을 생각한다면 식후 30분에 약을 복용하는 것은 그리 바람직하지 않다. 왜냐하면 우리가 복용하는 대부분의 약은 뱃속이 비었을 때 혈관으로 훨씬 빨리 그리고 많이 흡수되기 때문이다. 즉 약이 녹아서 분자가 되었을 때 소화관내에 음식물이 많으면 그 중의 단백질과 결합하게 되는데 그렇게 된 약은 무효화되어서 배설되어버리기 때문에 결합할 단백질이 없는 공복의 상태가 약의 흡수에 유리한 것이다. 예를 들어 항생제인 페니실린, 암피실린, 테트라사이클린, 리팜피신과 해열 진통제인 아스피린 등은 식사한 후 배부른 상태에서 복용하면 공복시 충분한 물과 함께 복용했을 때보다 훨씬 적은 양(약 50% 정도) 밖에 흡수되지 않는다. 또한 혈중 최고 농도에 도달하는 시간도 공복시보다 2시간 가량 늦어진다.
이와 달리 예외적으로 음식과 함께 복용하는 것이 흡수에 도움이 되는 약도 있다. 무좀약으로 쓰이는 그리세오풀빈과 이트라코나졸, 그리고 비타민 B2, 우울증치료제인 리튬 등이 이에 속한다. 이러한 약들은 지방에 잘 녹기 때문에 식사와 함께 복용하면 음식 중의 지방분에 녹아들어서 흡수가 잘 된다. 또한 물로 삼키는 것보다 지방이 많은 우유로 삼키는 것이 흡수에 더 유리하다.
소화관내에 음식이 있는지 없는지에 영향을 받지 않는 약도 있다. 신경통약으로 나이드신 분들이 많이 사용하는 프레드니솔론(상품명: 루비코트), 천식약 테오필린, 심장약 디곡신 등이 그러한 약들이다.
전체적으로 이 세 가지 유형 중에서 음식물과 같이 복용하면 흡수에 불리한 약이 가장 많다. 그러나 약은 흡수를 따지기 이전에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더 중요하므로 흡수에 좀 불리하더라도 소화액이 가장 많이 분비되고 또한 약이 통과하는 부위 즉 위장이나 소장을 손상시키지 않기 위해 식후 30분 규정은 계속 지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홍차나 녹차 같은 떫은맛을 내는 차 속에는 탄닌이라는 성분이 들어 있다. 이 탄닌은 철분과 결합하면 철분의 성격을 변화시킨다. 따라서 빈혈 등으로 철분을 복용하고 있는 경우에는 차를 함께 마시지 않아야 한다. 차를 마시려면 빈혈약을 복용하고 난 뒤 한 시간 이상 지난 후가 좋다.
또 항생제인 테트라사이클린과 우유(우유 속의 칼슘과 결합한다)도 비슷한 관계가 있으므로 함께 복용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청어나 바나나, 맥주, 치즈, 누에콩, 와인, 간, 효모제품 등의 '티라민'이라는 성분이 들어 있는 음식물은 MAO저해제가 주성분인 고혈압 치료제 파르길린(유토닐)의 작용을 억제시키므로 파르길린을 복용하는 고혈압 환자는 이러한 음식을 먹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당뇨에 걸려서 혈당치를 낮추기 위해 사용하는 혈당 강하제는 단 음식과 함께 먹으면 약이 제대로 효과를 나타내지 못한다. 또한 고혈압 치료제로 쓰이는 이뇨 혈압 강하제는 염분을 체외로 배설함으로써 혈압이 낮아지게 하는 작용을 하므로 음식을 짜게 먹는다면 약의 효과가 없어진다.
간질(전간)환자가 항전간제인 '페니토인'을 복용하고 있을 때 조미료 성분인 '글로타민산 나트륨'을 섭취하면 흡수가 급격하게 일어나 중독을 일으키고 전신이 나른해지거나 가슴이 두근거리므로 주의해야 한다.
시금치 등의 푸른잎 야채는 지혈 작용을 가지고 있는 비타민 K를 많이 함유하고 있기 때문에 쿠마린계의 항응고제인 '와르파린'의 효과를 약화시킨다.
결핵 치료제인 '아이나'를 복용하고 있을 때 치즈나 정어리를 먹으면 얼굴이 화끈거리거나 오한, 두통 등이 일어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치즈 속에 있는 '티라민'이나 생선 속에 있는 '히스타민'을 분해하는 효소가 아이나에 의해서 억제되기 때문이다. 천식 등의 치료에 사용되는 '테오필린'을 복용하고 있을 때 석탄으로 구운 고기를 먹으면 테오필린의 대사가 빨라져서 약효가 없어진다. 왜냐하면 고기를 석탄으로 구울 때 생기는 '폴리사이클릭 하이드로카본'이라는 물질이 테오필린을 분해하는 간장의 대사 효소를 활발하게 하기 때문이다.
갑상선기능저하증에 사용하는 '티록신'이나 '리오티로닌'은 화학적으로 '요오드'를 함유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는데 양배추와 같이 '치오옥사졸리딘'이라는 성분이 들어 있는 야채를 함께 먹게 되면 요오드의 흡수가 방해된다. 오렌지 주스 같은 산성 음료는 항생제인 암피실린, 클록사실린, 에리스로마이신 등과 복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이들 약은 산성에서 불안정하기 때문이다.